강영희
Artist Note
나의 작업은 동양적 미의식을 바탕으로 먹과 서양화 재료를 이용하여 동서양의 경계 없이 자유로이 내면의 감정이나 사유를 표현한다.
미학적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오가며 합일을 거쳐 보편성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자연의 형상을 빌어오거나 빗대어 자의식을 반영하고 삶의 여정을 기록하는 행위이자 이미지의 표출이다.
작업의 시작은 어떠한 형식과 짜여진 구도나 틀 없이 순간의 감성을 마음 가는 데로 그리는데 마음과 손끝이 하나가 되어서야 비로소 작업으로 이어진다.
보다 직접적인 표현을 위해 손에 먹물을 묻혀 화면에 그어대고, 문지르는 행위부터 시작하는데 무념의 상태에서 자유로이 마음의 움직임에 따른다.
순간의 감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빠르게 밑 작업이 시작되는데 이때 먹물은 가장 적당한 재료이다.
먹은 물을 만나 농담으로 깊은 표현과 번짐 등의 효과로 그림에 생기를 더한다. 동양예술에서의 수묵작업은 수양을 통한 감성과 정신의 융합을 표현하는데 나의 작업의 시작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일순간의 감정이 점이나 선이 되어 흰 여백 위를 날아다니거나 때론 자연의 이미지나 형상으로 시공을 넘나든다. 선들은 그 자체로 리듬감과 생명력을 지니며 화면 속의 여백은 공간을 내어주거나 쉼표가 되어주기도 하고 또는 나의 또 다른 차원의 세계이며 내가 꿈꾸는 미지의 세계이다.
화면 속의 알 수 없는 기호나 형상들은 자연의 생명력과 따뜻한 에너지의 표현이며 내면의 무의식에 쌓여있던 희로애락과 번민,
삶의 의지와 욕망들을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로 전환하여 표현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회복한다.
표현을 위한 필요에 따라서 구상적 이미지와 추상적 이미지를 자유롭게 혼용하였고 생동감 있는 거친 표현을 위해 바탕화면에 질감을 더하기도 하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형상화 한다는 것과, 화가 자신의 주관적인 내면을 표현하여 보는 이들에게 공감 할수 있게 한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작업이므로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가 계속 될 것이다.
나의 그림이 나의 삶을 확장 시키고 성장 시키듯, 누군가에겐 또 다른 느낌으로
감응으로 다가가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