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무의 변화(無依 變化)
지난해 무의 변화 타이틀로 ’나의 삶과 작품 안에서 타력(他力)은 무엇이고, 어떻게 영향을 미쳐 왔을까?‘라는 생각 속에서 제주 바다에 떠내려온 폐목재들을 활용해 만든 실험적 작품들로 개인전을 했었다.
이번 개인전 역시 무의 변화 시리즈의 하나로 TO BE A NATURE 라는 제목으로 어떻게 타력을 조형의 요소로 온전히 받아들일 것인가? 에 대한 실험적 작품들로 준비하였다.
지난 전시에 초대 글 가운데 내가 사용했던 타력(他力)이란 단어는 20여 년 전 나의 스승님께서 설교 중에 “기독교는 타력적 종교야”라고 사용하셨던 것으로, 이것을 늘 기억하고 있었던 나는 지난해 바닷가에서 만난 폐목재들의 모습 속에서 ’그 무언가에 의한 힘‘을 만나게 되어 작품을 제작하는 개념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번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타력을 중요한 조형 요소로 받아들이려 실험했고, 타력을 깊이 받아들이면 비로소 자력(自力)의 공간이 생성되는 것과 움직임의 행위가 시작됨을 깨달았다. 이런 생각은 한국의 자연주의 특징과 표현에 잇대어있다고 생각한다.
타력을 깊이 받아들인 상태는 특별한 경험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과의 일치(一致)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상태의 연속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러한 상태를 조선백자와 한국전통 건축에서 오랫동안 느껴왔는데, 오랫동안 간직했던 이 생각을 이번 작품들에서 표현해 보고 싶었다.
이런 생각 틀 안에서 한국만의 독특한 자연주의를 이미지로 표현해 보고 싶었고, 도자기의 유빙열(油氷裂crack)과 소색(素色)을 화면의 중요한 조형 요소로 사용했다.
작품들 각각이 부분적 시각에서 조금은 산만해 보일 수 있지만, 전체적 시각으로 보면 하나의 숲이 됨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작품들이 또 ’하나의 자연‘이 되었음을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