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이상한 풍경(Dreaming landscape)
인체 내부의 풍경을 재구성하여 그린다.
나는 현대인이 생명력 없이 살아간다고 느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체 내부에는 거대한 생명력이 자리 잡고 있으며 각기 다른 형태와 쓰임새의 것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
그곳에서 이상(idea)을 찾았다.
인체 내부의 혈관, 피, 세포나 살덩이뿐만 아니라, 감정과 시간에 대한 것들을 표현하고 있다.
인체 내부에는 다양한 형태의 것들이 각기 다른 모습과 각기 다른 쓰임새로 하나의 거대한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
이것은 우리의 사회와 개인의 유기적인 관계와도 일치한다.
각기 다른 오브제들로 화면을 구성하여 한 화면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표현하려 한다.
3차원의 공간과 더불어 시간의 중첩이라는 요소를 더하여 표현하고 있다.
여러 겹의 물감을 덮고, 그 위에서 긁어내어, 과거의 물감층이 결과물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여준다.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그 과거는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현재의 상태 역시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빈 캔버스에 삶의 흔적을 상징하는 물감을 여러 겹으로 쌓은 뒤에 긁어내는 표현을 하여, 말 그대로의 인체 내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살아오면서 쌓인 여러 삶의 흔적들과 시간을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들이 아주 거대한 인간의 안에 있는 작은 입자라면? 이것은 전체를 이루고 있는 형태가 부분을 이루고 있는 형태와 닮은 형상을 띤다는 “프랙탈 이론”의 내용이다.
인간은 하나의 주체로서 존재하는가 아니면 거대한 어떠한 것의 일부로서 존재하는가 그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불명확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것 역시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회 속에서 독립된 존재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 역시 이와 같을 것이다.
불완전함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형상을 “이상한 풍경” 속에 담아낸다.
나는 한때 현실이 행복하지 않고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아 이상이란 것을 비현실적인 것들에서만 꿈꾸었다.
그런 시기를 겪던 도중 문득 생각했다.
‘내가 생명력을 느끼지 못할지라도 우리 몸은 쉬지 않고 움직이고 살아있음을 주장하고 있고, 이상(Idea)이란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 안에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함께 존재하고 있구나.’
이 작업은 그 깨달음에서 시작되었다.
이상한 풍경 시리즈를 보는 관객들에게 우리는 이미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살아온 시간이 의미가 있으며, 보이지 않지만, 이상이란 것이 이미 당신의 품속에 존재한다는 삶의 희망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