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흥

Artist Note

이번 전시 <오후;>의 출품작들은 이전 작품들에 등장하는 오브제의 그림자 이미지 작업을 확장시킨 작품들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이하는 사유와 공간의 이동에 따라 흐린 기억을 되새기는 무의식의 자아를 표현하고있다.

가령, 오래된 빈 땅에 길게 드리워진 고목의 그림자에 깃든 고요함과 침잠한 기운에서는 길었던 타국살이에서 느꼈던 알 수 없는 서글픔의 추억들이 되살아나곤 한다.

또한 소박한 시골마을의 흙벽에서 오후의 햇빛으로 나뭇잎 그림자들이 일렁거릴 때는 안온하며 무한한 쉼을 상상하기도 한다.

작품 바탕 표면의 질박한 질감은 오랫동안 추구해 오던 흙의 결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성을 담고 있다.

또한 인간이 창조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색인 오커(ocher, 황토)를 주조색으로 사용하여 순환하는 흙의 시간이 만들어낸 고귀하고 숭고한 흙의 곁을  표현하였다.